나는 누구인가

2020. 10. 10. 18:14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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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인간의 생애는 무의식이 그 자신을 실현한 역사이다."

칼 융

 

 

<안 루이 리조데, 엔미디온의 잠, 1793>

 

 

한 사람의 삶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가 된다. 무의식에는 의식으로 꺼내진 것들보다 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다. 무의식에 있는 것들은 결국 밖으로 나오고 인격도 무의식에 근거하여 발전한다.

 

무의식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방법은 없다. 그것은 과학 너머의 무엇이다. 그 비밀스러운 보물창고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그 존재를 드러낸다. 한 개인의 특별함을 재단처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달리, 서랍이 달린 밀로의 비너스, 1936>

 

 

우리는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우리의 삶의 고유성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통해 객관적으로 진실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다. 그것은 언제든 나의 이야기 속에서는 나의 진실로서 살아있다.

 

 

 

나는 사람이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창가의 여자, 1822>

 

 

나는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이다.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이다. 인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신적 과정이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지나온 이야기에는 시작이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에 당면한다. 그리고 번뇌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그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나의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 상황들은 내 안의 것을 넘어서지 못한다. 본질은 내 안에 있다.

 

 

 

<김종하, 아름다운 욕망, 미상>

 

 

우리의 행동은 사고를 앞서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행동을 한다. 그리고 행동 이후에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행동에 대해 생각해본다.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했던 어떤 행동은 무의식의 충동일 수 있다. 무의식은 무궁무진한 보물창고이지만 무의식에 의한 행동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무의식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조르조 데 키리코, 불안한 여신들, 1917>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비밀이 있다.

 

우리에게는 아픈 손가락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그 손가락이 분노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수치심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열등감일 수 있다. 누군가 그 손가락을 힐끗 쳐다만 봐도 굴욕감을 느낀다. 그 아픈 손가락을 숨기기 위해 꽁꽁 싸매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은 나 자신으로부터의 도피이다. 도망을 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도망만 치고 다닐 수는 없다. 그 거대한 비밀은 맞닥뜨릴 때 비로소 힘을 잃는다. 우리는 그 어마어마한 강한 에너지를 긍정적인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호안 미로, 촛불을 든 남자, 1925>

 

 

우리 등 뒤에는 벽이 있다.

 

벽 뒤에서 살아가는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벽 뒤는 혼돈의 세상이다. 그것은 마치 유리와 같아서 세상과 우리를 가르고 있다. 의식의 고양을 통해 그 벽을 넘어선 순간 비로소 나는 생겨난다. 내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것은 체험을 통해 살아나는 것이다.

 

우리는 암울한 것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우리는 때로 이상한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 이해할 수 없는 충동 속에서 우리는 버림받은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선택받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저주받은 사람이 되었다가 축복받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를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다가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기쁨보다는 의아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이러한 혼란은 스스로에 대해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생겨난다.

 

 

 

<이브 탕기, 풍경, 1927>

 

 

눈에 보이는 삶은 일시적인 현상과 같은 것이다.

 

애써 우리 자신을 알리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보여지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타오르는 불꽃과 같은 것이다. 불꽃은 어차피 꺼져버리게 되어있다. 일시적 발화가 아닌 영원함을 생각해보자. 우리의 존재와 영원히 함께 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 수평선의 신비, 1955>

 

 

모네리자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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