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을 부르는 사람

2020. 11. 9. 15:11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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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붉은 점이 보인다, 붉은 원이 보인다, 사각형이 보인다, 사각형 안에 동그라미가 보인다 등등의 다양한 답변이 있었다. 가장 흔한 답변은 붉은 점이다. 응답자의 33%가 붉은 점이 보인다고 답했다. 그 다음에 응답자의 18%가 붉은 원이 보인다고 답했다. 7%의 응답자는 여백이 보인다고 답했다. 어떤 사람은 연쇄상 구균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붉다'는 내용이 들어가지 않은 답변을 한 사람이 40% 이상이라는 것이다.

 

붉은 점, 루돌프, 오른쪽 위, 눈동자, 연쇄상 구균, 검은 점, 핏방울, 표적, 정지신호, 여백, 일본국기

 

 

 

<붉은점, 눈동자, 검은 점, 루돌프, 연쇄상 구균>

 

 

 

똑같은 그림을 보고 왜 이렇게 다양한 답변이 나왔을까? 보는 대상은 같아도 인식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식의 차이는 소송과 전쟁을 부른다.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관계와 협상에서 실패를 부르는 가장 큰 요인은 의사소통의 실패에 기인한다. 의사소통이 실패하는 이유는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우리는 주관적 해석에 의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서로의 가치관, 감성,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불리한 정보는 무시하고 유리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집한다. 이는 인식의 차이를 만들고 그 차이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

 

 

 

 

<에드워드 보링, 노파와 귀부인>

 

 

 

노파와 젊은 귀부인은 같은 사람이다.

 

위 그림은 너무나 유명한 에드워드 보링의 그림이다. 그림 속에는 노파와 젊은 귀부인의 모습이 동시에 보인다. 고개를 살짝 돌린 귀부인의 모습과 매부리코를 가진 노파가 보인다. 노파의 입이 귀부인의 목걸이가 되기도 하고, 노파의 코가 귀부인의 턱이 되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남성이 젊은 귀부인의 모습을, 여성이 노파의 모습을 더 많이 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림을 보여줄 학생들을 절반으로 나누어 한쪽은 귀부인의 그림, 다른 쪽은 노파의 그림을 5분 동안 바라보게 한 다음에 다시 전체 그림을 보여주었을 때는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른 그림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는 한 이미지에 익숙해지면 다른 이미지의 존재를 알게 되더라고 인식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달리, 볼테르 흉상과 노예시장, 1940>

 

 

 

위 그림은 살바도르 달리의 '볼테르 흉상과 노예시장'의 세밀화이다. 그림 속에는 볼테르 흉상과 노예들이 보인다. 에드워드 보링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의 이미지에 익숙해지면 다른 쪽의 이미지를 인식하기 쉽지 않다. 이는 익숙해진 문화권에 사는 사람이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역지사지의 마음

 

상대방의 인식과 감정을 고려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이 자신의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그 사람은 고집이 세다고 말한다. 서로의 의도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갈등의 원인이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근본적 귀속오류라고 부른다. 근본적 귀속오류는 어떠한 일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이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심슨 패러디(원작 : 뭉크)>

 

 

 

역할전환

 

역할전환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역할전환을 통해 상대의 머릿속을 그려볼 수 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일은 타인의 삶에 중요한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춘다.

 

의사소통과 인식의 차이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면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서 끊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이 끊기면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릿속의 테이프는 계속 돌아가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미지 : wikiHow>

 

 

 

소통에는 순서가 있다.

 

소통을 할 때 상대방의 말을 먼저 듣고 질문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협상에서는 나의 말보다 상대방의 말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보다는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비난은 동기와 성과를 저하시킨다.

 

뛰어난 협상가와 평범한 협상가 사이에는 작지만 큰 차이가 있다. 비난은 동기와 성과를 저하시키고 칭찬은 동기와 성과를 향상시킨다. 켄 블랜차드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주장한 것처럼 칭찬은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놀라운 마법이다. 평범한 협상가는 뛰어난 협상가에 비해 거슬리는 발언을 네 배나 많이 한다. 또한 상대방을 빈번하게 비난하고 정보는 적게 공유한다. 즉 부정적인 요소가 많을수록 협상을 성공시킬 확률은 적어진다.

 

 

 

 

<이미지 : pixabay>

 

 

 

이메일은 형편없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오늘날에는 보편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써 이메일을 활용한다. 중요한 문서를 전달함에 있어 이메일은 속도의 측면에서는 가장 뛰어나다. 그러나 이메일은 서로의 어조나 감정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 즉 발신자가 일반적인 내용을 썼어도 수신자는 이를 공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사항은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지 : pixabay>

 

 

 

꼭 이메일을 활용해야 한다면 이메일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넣어 잠재적인 문제를 최소화하자.

 

'친근한 마음을 담아 메일 드립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메일을 드립니다.'

 

이러한 문장을 통해 이메일의 전체적인 어조를 알리는 것이 좋다. 첫부분에 상대방과 관련된 인간적인 내용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날씨에 관련된 평범한 내용도 인간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최대한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메일은 복잡한 제안을 모두 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수단이다. 유머를 곁들이는 것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아라비스 돌미나>

 

 

 

소송은 과거이고 협상은 미래이다.

 

엎지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다. 어제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다. 소송과 협상의 가장 큰 차이는 과거와 대립, 미래와 협력이다. 과거와 미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당연히 미래가 더 중요하다.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간다면 상대방에게 이유를 물어보자. 진심을 담은 접근은 언제나 통한다.

 

ⓒ깡모네리자

 

 

<참고>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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