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 원숭이의 아름다운 반란

2020. 10. 21. 15:07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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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보노보 원숭이의 아름다운 반란, 사회적 기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보노보는 이 시대에 필요한 유인원이다.

 

 

<'보노보 혁명' 표지>

 

 

맹목적으로 부를 추구하는 이 시대에는 돈 이상의 그 무엇을 추구하는 가치가 필요하다. 보노보는 그 가치를 대변하는 존재이다. 보노보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꼬리 없는 원숭이이다. 침팬지가 야심만만하고 폭력적인 반면 보노보는 평화를 추구하고 낙천적이다. 보노보는 경쟁보다는 협력을, 싸움보다는 나눔을 사랑하는 공감의 존재이다.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거꾸로 된 세상의 상이 바뀐다. 보노보의 세상은 아름다운 반란이다.

 

 

 

<보노보 원숭이>

 

 

우리는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서로 짓밟고 싸우며 더 높은 사다리로 올라가려고 애쓴다. 그 노력의 결과는 만족과 행복이 아니다. 부자가 된 사람은 오히려 돈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고 돈이 없어 불안하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타인의 불행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포브스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 중에서 남을 도울 수 있어서 좋다는 응답을 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블라디미르 쿠쉬, 사다리, 미상>

 

 

현실에 대한 관점과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는 개인적 선행에 그치지 않고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보노보들이 있다. 그들은 침팬지의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맹목적인 부의 추구를 지양하고, 무한경쟁으로 생겨난 사회적 빈틈을 메우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핀다. 즉 나의 지갑을 두둑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돈을 벌고 사용한다. 보노보 혁명은 이기적인 자본주의를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바꾸고 있다.

 

 

 

<마그리트, 모험정신, 1960>

 

 

보노보와 평범한 사람들의 차이는 사회적 빈틈에 대해 걱정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뛰어들어 해법을 찾아내고 제도와 세상을 바꾸려는 구체적 행동에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회적 기업가들은 진정한 보노보이다.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특성을 '창조적 파괴'로 규정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중심인 기업가정신을 영리기업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혁신에도 적용하자는 의미에서 '사회적'과 '기업가'를 합성했다. 사회적 기업가는 영리와 비영리를 구분짓지 않고 민간기업, 시민단체 등과 함께 새로운 조직을 만든다. 보노보의 세상을 넓혀가는 것이다.

 

 

 

<에메 모로, 선한 사마리아인, 1880>

 

 

혼자서는 멀리 갈 수 없다.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가 위로 향하는 세상은 오래 지탱될 수 없다. 침팬지의 방식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행동에 맞서는 방법으로도 오래 갈 수 없다. 보노보는 기존 세상을 뒤엎는 방식의 혁명을 추구하지 않는다. 협력과 연대를 통해 보노보식 혁명을 실천한다. 보노보는 모두에게 선이 될 수 있는 세상이 결국은 더 나은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한다.

 

보노보의 반란은 치열하지만 평화롭고, 작지만 아릅답다.

 

 

 

<고흐, 가난한 여인들, 1882>

 

 

부와 가난은 대물림된다는 생각은 사람을 절망으로 이끈다.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이유는 개인의 힘만으로 가난을 벗어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은행을 이용할 수조차 없는 소외계층인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아주 작은 도움으로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던 사람이 있다. 2006년 노벨상 수상자인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이다.

 

그라민 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외면했던 가난한 사람들을 고객으로 한다. 혼자의 힘으로는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신용으로 10달러에서 몇백 달러에 이르는 돈을 빌려준다. 놀라운 점은 고객이 빌린 돈을 갚지 않아도 받아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98.85%의 고객들이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는다는 사실이다. 그라민 방식은 전 세계 빈곤층 약 1억 명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단순한 돈이 아닌 희망이다.

 

 

 

<야로셴코, 삶은 어디에나 있다, 1888>

 

 

혁신과 새로운 시장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신용으로 돈을 빌려준다는 발상은 혁신적이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이다. 그라민 방식은 기존은행의 틀을 깨고 새로운 틀을 창조했다. '신용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은행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은 기존의 상식이었고 현실이었다. 그런데 경제학자이기도 했던 유누스는 이런 산술적 균형의 상태는 나쁜 것이라 생각했고 가난한 사람도 은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균형을 찾아냈다. 그라민 은행은 이 거대한 시장 속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라민 은행은 돈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고 그들과 관계를 쌓아가고 그들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그들은 세상을 선하게 만든다.

 

 

"세상과 인류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사회적 사업이다."

무하마드 유누스

 

 

경제적 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디에고 리베라, 가난한 사람들의 밤(좌), 부자들의 밤(우), 1928>

 

 

시장경제의 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신자유주의는 다국적 기업이 무한경쟁을 통해 더 넓은 시장을 확보하길 바란다. 경제를 살리려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그 반대편에서는 복지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두 입장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론적으로는 공통점을 갖는다. 시장은 팽창하고, 정부의 공적 기능은 축소되고, 시민단체는 확장되었다. 이는 양극화를 촉진한다.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갖게 되고, 적게 가진 사람은 가진 돈이 더 적어진다. 결국 사회적 약자들은 갈 곳을 잃는다. 이들을 품어주는 곳이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은 선도적인 성장산업이다."

피터 드러커

 

 

사회적 기업은 빈곤과 실업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를 끌어안는다. 사회적 기업은 협동조합, 공제조합, 영리기업, 비영리 시민단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서로의 관점도 일관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소명과 기업의 영리활동을 접목한 자발적 시민활동이라는 큰 틀 안에서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사회적 혁신을 위해 경쟁한다. 다양성은 사회적 기업의 강점이다.

 

 

 

<쥘 바스티앵 르파주, 디오게네스, 1873>

 

 

사회적 기업은 건강한 미래이다.

 

사회적 기업은 공익적이고, 효율적이고, 유연하다. 사회적 기업가는 기업가적인 발상과 사회적 소명을 가지고 사회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고민하고 직접 해결방법을 찾는다. 우리 사회에 사회적 기업이 필요한 이유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사회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잘 살아갈 때 건강한 사회와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모네리자의 보노보 원숭이의 아름다운 반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유병선, 보노보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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