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과 죽음의 맥도날드화

2020. 10. 12. 15:32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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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출생과 죽음이 맥도날드화되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온 세상에 맥도날드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맥도날드 매장>

 

 

세계 전역에 맥도날드 매장이 있다. 우리는 뉴욕에서 먹는 맥도날드와 파리에서 먹는 맥도날드가 똑같은 맛일 거라는 신뢰와 기대를 갖는다.

 

맥도날드는 그 자체로 합리성의 상징이다.

 

막스 베버는 관료제를 합리성의 한 패러다임으로 보았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조직은 관료제에 기반한 조직이라고 주장한다. 관료제는 조직의 합리성을 추구한다. 그러나 합리화로 인한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그것은 합리성의 '쇠울타리'이다. 사회의 더 많은 부분들이 합리화되면서 합리적 체계는 비인간적이 되고 인간성을 박탈하게 된다.

 

 

 

베버의 합리성과 맥도날드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맥도날드는 베버의 관료제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에 기반하고 있다. 맥도날드화는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세계를 지배하는 과정과 현상을 일컫는다. 베버의 개념을 현대화한 것이 맥도날드화의 일부에 해당한다.

 

 

 

<영화 '모던 타임즈' 중에서>

 

 

"맥도날드는 천국의 기쁨을 맛보는 샤르트르 대성당과 같은 곳이다."

빌 켈러

 

 

코윈스키는 패스트푸드점이 있는 쇼핑몰에 가는 사람들은 현대식 '소비교 교회'에 가는 것이며 그들은 소비교(consumer religion)에 예배드린다고 말한다. 편의상 맥도날드이지만 다른 패스트푸드점이나 디즈니 월드도 비슷한 맥락이다.

 

맥도날드가 성공한 이유는 고객, 종업원, 지배인 모두에게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량생산 (출처 : 더글라스 항공사)>

 

 

맥도날드는 효율성을 통해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화하게 하는 최적의 방법을 제공한다.

 

계산가능성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과 제공되는 서비스의 양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이렇게 양은 질과 같은 것이 된다. 많은 양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측가능성을 통해 맥도날드의 제품과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할 것이라는 확신을 제공한다.

 

통제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줄서서 기다리기, 제한된 메뉴 등은 고객이 관리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든다.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고객들보다 더 심하고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다.

 

출생과 죽음도 맥도날드화되고 있다.

 

 

 

<죽음 (출처 : pixabay)>

 

 

"사회질서의 기본법칙은 삶과 죽음에 대한 진보적인 통제이다."

장 보드리야르

 

 

맥도날드화는 처음에는 삶과 관련된 것들, 직접적으로 의식주와 관련된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맥도날드화는 삶의 과정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은 후 삶의 시작과 끝인 출생과 죽음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20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출생에 이르는 과정을 합리화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불임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등과 관련된 무인기술의 발전으로 해결되고 있다. 심지어는 폐경기 여성도 임신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예측가능한 일이 되었고 간편한 임신테스트기를 통해 임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가정용 배란일 예측기도 판매되고 있다.

 

 

 

<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 중에서>

 

 

검사를 통해 태아에 유전적 결함이 발견되면 임신중절을 해야 할까?

 

우생학자들은 유전에 의한 장애 또는 질병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그 자체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계산가능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결함이 있는 태아를 유산시키는 것이 낳아서 몇 년 살게 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든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사회는 무인기술로 태아의 출생권을 결정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자연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예측불가능성, 계산불가능성, 비효율성을 줄이고 맞춤임신을 통한 '하이테크 아기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인간이 원하는 방식으로 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원리에 의하면 아이는 인간이 아니라 제품이 된다. 자동차 시트 색상을 선택하는 것처럼 아이를 주문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패신저스' 중에서>

 

 

"모든 삶은 그전의 어떤 삶과도 다르고, 또 모든 죽음도 그전의 어떤 죽음과도 다르다. 우리 각자의 독창성은 우리가 죽는 방식에까지 이어진다."

셔윈 누랜드

 

 

죽음의 맥도날드화는 죽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다.

 

현대의학은 사람을 가능하면 오랫동안 살아있게 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이미 죽었을 사람이 더 오래 살도록 고안된 무인기술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삶의 질보다는 살아있는 일수에 초점을 맞춘다.

 

통제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그러한 방식으로 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합리성이 지닌 불합리성이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죽음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된다. 앞으로는 점점 더 무인기술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고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도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죽음은 이미 관료제화되었고, 합리화되었고, 맥도날드화되었다.

 

 

 

 

<출처 : 토론콘서트 유영근>

 

 

"맞춤죽음은 죽음의 구성이 마케팅이라는 가장 순수한 법칙에 따라 맞추어지는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

 

 

죽음에 대한 통제의 결과는 죽음의 과정이 비인간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미래에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비인격적으로 죽어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비인간화는 현대사회가 죽음을 추방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우리는 우리를 옥죄는 죽음의 힘과 위력을 거부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현대적 죽음의 방법이다.

 

합리화된 현대의학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결국 죽어간다. 그리고 확실히 죽고 난 후에야 맥도날드화에서 자유로워진다.

 

 

 

<출처 : pixabay>

 

 

모네리자의 출생과 죽음의 맥도날드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조리 리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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