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수다와 그의 침묵

2020. 11. 4. 18:30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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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남자와 여자가 소통하는 방법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주제는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여 더 발전적인 관계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누가 더 많이 말할까?

 

 

 

<루벤스, 루벤스와 이사벨라 브란트, 1609-1610>

 

 

우리는 보편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이 말한다고 알고 있다. 그것은 사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여자들은 말을 많이 한다. 흥미로운 점은 여자는 특별한 주제나 목표가 없어도 편안하게 말한다는 것이다. 반면 남자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말한다. 그럴 때는 말을 아주 많이 한다.

 

남자에게는 목표물이 필요하다.

 

 

 

<존 믹스 스탠리, 사냥하는 인디언 청년, 1845>

 

 

남자는 원시수렵시대에는 가족을 위해 사냥을 했다. 그러다보니 항상 직선으로 멀리 본다. 사냥감을 잡고나면 그의 문제는 해결된다. 남자는 전사, 보호자, 문제해결자로 진화해온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외부로 공포를 보이지 않도록 학습되어왔고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마음을 드러내지 않도록 훈련되었다.

 

 

여자에게는 감정의 동굴이 필요하다.

 

 

 

<윈터홀터, 플로린다, 1853>

 

 

물리적인 힘이 중요하던 원시수렵시대에는 남자가 사냥을 하고 여자는 가족들을 돌보았다. 여자는 은신처에서 아이를 보호하고 적들의 침입을 경계하며 진화해왔다. 그러다보니 짧고 넓게 본다. 그리고 좁은 공간 속에서 가족들과 감정을 나누며 소통하는 일에 익숙하다. 몇 시간 동안 남자들과 여자들을 한 공간에 모아놓으면 남자들은 사이가 소원해지고 여자들은 사이가 더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오해는 갈등을 낳는다.

 

 

 

<레오파르디, 레카나티, 1809>

 

 

여자는 남자에게 공감을 바라고 말한다. 여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자가 문제를 열거하는 것은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해야 할까봐'라는 말은 상대에게 '너는 언제나 사랑스러워'라는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남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서 여자친구에게 건네준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칭찬을 듣고 싶어한다. 그러나 결과는 두 사람의 파국이다. 남자는 자신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는 여자에게 화가 나고 여자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자에게 화가 난다.

 

여자는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다.

 

 

 

<잔도메네기, 수다, 19세기경>

 

 

대개의 경우에 여자들은 솔직하다.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을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자의 두뇌회로에서 가장 우선하는 사항은 언어를 통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여자들은 이야기를 통해 해결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며 답을 얻지 않아도 좋다. 그래서 남자들보다 편안하게 소통한다. 여자는 남자보다 많은 말을 하고 제스처, 표정, 머리 끄덕임 등의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에도 능하다. 여자는 하루 평균 2만 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한다. 그래야 편안해진다. 남자가 특별한 목표 없이 사용하는 단어는 여자의 1/3에 불과하다. 분명히 그들은 목표지향적이다.

 

말을 적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르누아르, 신문을 읽고 있는 모네, 1872>

 

 

남자들은 특정한 목표 없이 소통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혼자서 머리 속으로 생각한다. 목표 없는 대화는 그들을 어색하게 만든다. 남자는 자기 자신을 상대로 대화를 한다. 그럴 때 여자는 남자가 따분하거나 게으름을 핀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사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를 내버려두자. 반면 여자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말을 함으로써 문제를 인정하게 되고 그 자체로 적당히 해결된다. 여자의 말은 결론이나 해답을 얻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미래는 공감의 시대이다.

 

 

 

<마그리트, 좋은 관계, 196>

 

 

목표지향적이라는 말은 더 우월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우리 사회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목표 없는 소통이 중요한 시대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기계가 빼앗은 일자리를 떠나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유목민과 같은 생활을 해왔다. 이제 또 다른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기계인 AI이다. AI는 과업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인간보다 우월한다. 인간은 그들의 작업능력이나 정보처리능력을 따라갈 수 없다. AI가 할 수 없는 단 한 가지는 인간처럼 감정을 갖고 소통하는 일이다. 그러니 미래에는 공감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래서 목표 없이도 대화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모네리자의 남자와 여자가 소통하는 방법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앨런 피즈&바바라 피즈,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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