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2020. 8. 19. 17:581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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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매우 특별하고, 삶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스스로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분명 그런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개인의 성향을 넘어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다. 상처를 잘 받는 민감한 사람은 타인들로부터 신경질적이라는 오해와 더불어 종종 상처로 인해 자존감의 추락을 경험한다. 이러한 기제는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아니 오히려 매우 긍정적이다.

 

<프리다 칼로, 기억, 1937>

 

심리학계에서도 민감함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은 민감성이 내향성, 두려움, 억압, 숫기 없음과 구분되어야 하는 기본적인 특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민감함은 축복이며 민감한 사람들만이 내면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대한 창의력, 통찰력, 열정은 모두 민감한 사람들의 특성이며 그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임을 수많은 예술가와 사상가들이 증명해내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활발하게 움직이는 풍요롭고 다양한 세상이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도 존재함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다. 그들은 말보다는 삶 자체로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들의 삶은 우리 문화에 부족한 내부적인 삶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칼 융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들 중에도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소수집단이 있다. 진화론적으로 본다면 민감한 특성은 생존에 매우 유리하다. 민감한 동물은 다른 동물이 찾지 못하는 피신처를 발견하고, 먹이를 사냥하는 특별한 방법을 알고, 위험에 반응함으로써 생존력이 높아진다. 민감한 특성 때문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윌리엄 메리트 체이스, 좋은 친구들, 19세기경>

 

민감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실재하고, 그것은 정상적인 것이며, 대체로 선천적이다. 민감성은 생쥐, 고양이, 개, 말, 원숭이, 사람 같은 모든 고등동물에게서 발견된다. 매우 민감하게 태어날 확률은 약 15~20% 정도이다. 민감함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특성이 아닌 것이다.

 

"이상적인 성격은 사회의 모든 구성요소, 즉 아이들의 양육, 아이들이 하는 놀이,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정치조직, 교적 계율, 예술과 철학에 의해 구체화된다."

마거릿 미드

 

<고흐, 자화상, 1889>

 

민감한 사람은 타인들로부터 특이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때때로 그들은 소리를 참을 수 없다고 느낀다. 타인들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부분까지 흡수하기 때문에 시끄러운 음악이나 북적이는 군중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민감함으로 분위기를 섬세하게 파악하고, 다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한다. 이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매우 놀라운 능력이다. 민감한 사람들이 비사교적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 타인들처럼 행동하려 하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니 민감함에 당당해지자.

 

민감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모든 것을 더 많이 흡수하고, 조금 더 자세하게 구분할 수 있다. 보다 직관적이고 정보를 찾고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들은 이러한 것을 '그냥 안다'고 표현한다. 이것이 제 6의 감각 '직관'이다. 흔히들 육감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신중하고 현명하며 양심적이다.

 

"가장 유일하게 가치있는 것은 직관이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은 상상력과 직관이다."

아인슈타인

 

 

<미상, 자콥 드 그레스와 아엘트쥬 보엘렌스의 아이들, 15세기경>

 

대부분의 경우에 민감성은 선천적이다. 그러나 일란성 쌍둥이의 여러 사례를 보면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떨어져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가 항상 같은 특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자신을 낳아준 엄마보다는 길러준 엄마의 성격을 닮는 경향이 있다. 새끼 때 어미와 떨어진 원숭이는 성장 후에 선천적으로 민감하게 태어난 원숭이들과 흡사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민감성이 선천적이라 해도 경험에 의해 그 특성이 향상되거나 줄어들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지금 내가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강아지들 (자료 : 네이버 키만수)>

 

민감한 사람의 체액에서는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스트레스에 노출된 후에는 더 증가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긴장이나 위험을 느꼈을 때 분비되며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머리가 되는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은 노르에피네프린이 과도하게 분비된 결과이다. 또한 그들의 체액에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코르티솔은 긴장이나 경계상태에 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그들은 외부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하고, 오른쪽 이마의 온도가 더 낮다. 이는 우뇌의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민감함은 나 자신을 더 잘 돌보게 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한다. 민감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인간이라는 같은 종이지만 다른 종류의 사람이다. 푸들과 셰퍼드가 같은 개이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것처럼 말이다.

 

 

<스베틀라나 페트로바 (원작 :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세실리아)>

 

"새는 알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싸운다.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헤르만 헤세

 

민감한 사람은 민감하지 않은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 그들의 세상은 때로는 폭풍이 치는 바다처럼 혼란스럽다. 더 섬세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두려움, 초조함, 긴장감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만 한다. 그것은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민감한 사람들이 풍요로운 내면을 즐기며 가치있고 보람된 일을 함으로써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

 

모네리자의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일레인 아론,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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