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과학, 미인불패

2020. 6. 25. 15:441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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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아름다움의 과학'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개념없이 아름다움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책은 아니다.

 

'아름다움의 과학'은 철학, 미학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아름다움에 관한 책이 아니다. 외형적인 아름다움과 그것이 파생하는 결과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저자인 울리히 렌츠는 어린 시절 백설공주를 통해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고, 인간에게 있어 아름다움은 행복뿐만 아니라 고통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이란 자유에 대한 구속이기도 하고, 인간을 어리석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란 주관적인 관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으로 아름다움이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닌 절대적인 개념이다. 아름다움은 어디에서나 같다. 모든 시대와 문화를 연결하는 보편성이 존재한다.

 

 

<알마타데마, 모세의 발견, 1904>

 

어떤 사람은 아름다움을 타고 났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태생적인 이 문제는 많은 불공평을 야기시킨다. 인간에게는 공평하고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런 이상적인 가치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종종 모독한다.

 

예쁜 사람은 왜 긍정적인 단어를 더 많이 듣게 되는가?

 

저자는 아름다움이 파생시키는 다양한 결과들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답하고 있다. 그의 의도는 선하다. 그는 불공평함의 문제를 통해 왜 그러한가에 대해 답을 찾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가 파헤치는 아름다움의 문제를 통해 아름다움이라는 권력이 힘을 잃게 될지에 대해서는 확언하지 못한다.

 

많은 학자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아름다움을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했다. 이런 종류의 연구는 대개의 경우 결과가 비슷하다. 미를 평가하는 기준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적인 견해와는 다르게 여성들이 여성들을 평가할 때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의 인지실험실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실험에 참가할 수 있고, 나 자신의 얼굴을 학문적 자료로 남길 수 있다.

 

http://www.perceptionlab.com/

 

 

The Perception Lab

The Perception Lab The Perception Lab is run by Dave Perrett. We are based in the University of St Andrews in Fife, Scotland. Our research is funded by the ESRC, BBSRC, S.I.N.A.P.S.E, and the EPSRC. In the lab, we investigate the many facets of face percep

www.perceptionlab.com

앨런 슬레이터 박사는 출생 후 14시간이 지난 아기부터 6일이 지난 아기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화면 왼편과 오른편에 매력적인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사진을 번갈아 보여준다. 아기들의 2/3 정도는 매력적인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기들도 미인을 알아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들은 아름다움의 정도와 상관없이 엄마를 가장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케사트, 아이를 키우다, 1898>

 

진화생물학자들은 아름다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많이 진행한다. 다윈의 이론에 근거한 한 연구에 의하면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것은 개체의 종족유지와 진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고, 종족번식에 있어 유리하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종족의 유지에 가장 많은 관심이 있고, 본능적으로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여성을 선호하고, 그렇게 선호되는 여성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진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자손을 남겨야 하고, 매혹적인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파트너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워야 한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은 건강한 후손들을 약속해준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사람들은 실제로 더 많은 후손을 남길까? 진화의 시기에는 그러했지만 현대에는 그렇지 않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여성들의 얼굴 평균값 합성(오른쪽), 스미스>

 

인간을 제외한 동물에게 있어 아름다움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화려한 수컷들은 더 많은 선택을 받고, 더 많은 자손을 남기며, 대체로 수명이 짧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서 나머지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남성이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것은 남성호르몬 때문이다.

 

 

"자연은 소녀에게 그녀의 전 여생을 담보로 하여 단 몇 년간의 풍부한 아름다움과 매력을 허락한다. 이는 매우 드라마틱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쇼펜하우어

 

 

<프라고나르, 책 읽는 소녀, 1770>

 

남성의 아름다움이 길고, 여성의 아름다움이 짧다는 고정관념은 진화생물학적으로는 생산능력 때문이다. 여성은 일정한 기간 동안에만 생산능력을 갖는다. 진화론적 의미에서는 여성의 생산능력에 제한이 있는 것은 할머니의 도움으로 손자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분석에 의하면 할머니가 있는 아이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외할머니에만 해당된다. 외할머니가 있다는 것은 어머니가 둘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시어머니들은 어머니에게 강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모든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에는 어린 아이와 같은 특징이 많이 들어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전형적인 남성의 얼굴과 전형적인 여성의 얼굴 사이의 차이를 여성 쪽으로 과장하면 점점 어린 아이의 얼굴에 가까워진다. 이는 아름다운 여성이 지닌 특징인 커다랗고 동그란 눈, 높은 이마, 작은 턱 등을 의미한다. 성인 여성의 경우에 포동포동한 볼은 매력적이지 않지만 아이의 것과는 서로 교차한다. 이러한 교집합의 극단적인 예가 바비인형이다. 바비인형은 어린 아이와 여성을 함께 담고 있다. 이것을 '정점이동'이라 부른다. 이는 반응의 정점이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인간의 지각장치는 지나친 자극을 편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활용한 좋은 예가 '화장'이다. 화장을 통해 자극은 과장된다.

 

<바비인형, 최고의 어린 여자>

 

"명령할 수 있는 권리는 미인들에게 주어진다. 특히 그들 중 신의 형상과 같은 미모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마치 신과 같이 숭배받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렌츠는 아름다운 사람들은 단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아름다움에 더해 어떠한 권위로 우리를 주눅들게 만들고, 손에 땀이 나게 만드는 존재들이라 말한다. 그러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아름다운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한정된 재화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더 유리한 출발선에 서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외형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 그에 걸맞지 않는 지혜로움을 보일 때 실망한다. 아름답지 않은 경우보다 그 실망은 더 크다. 그리고 삶의 결과와 과정을 바꾸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노력에 달려있다.

 

플라톤은 아름다움의 가장 낮은 계단에 세속적인 아름다움이 있고, 그 위에 인간 육체의 아름다움이 있고, 영혼의 아름다움은 육체의 아름다움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아름다운 예절과 생활양식이 있다. 더 높은 계단에는 지식의 아름다움이 있다. 플라톤은 아름다운 것과 좋은 것을 '칼로카가티아(Kalokagathia)'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이는 '아름다움과 선함의 일치'로 해석된다. 아름다운 것은 좋은 것이고, 좋은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 그 자체는 세속적인 대상보다 훨씬 위대하며 아름답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아름다울 수 있고, 아름답다.

 

모네리자의 아름다움의 과학, 미인불패, 새로운 권력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늘도 1깡한 모네리자는 행복합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울리히 렌츠, 아름다움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