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꼰대가 아니다

2021. 4. 12. 21:31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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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

 

삶의 희로애락과 새옹지마를 경험한 나이 오십에는 트로이 전쟁의 아킬레우스처럼 강인한 존재가 되어있을 줄 알았다. 고된 삶을 경험했으니 무엇이든 노련하게 해낼 수 있음이 오십의 상징인 줄 알았다.

 

조금 강한, 조금 약한

 

어제의 나는 젊었다. 열정적이었고, 강했고, 무슨 일이든 해낼 자신이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낯선 나를 마주하게 된다. 마음먹은 만큼 몸이 해내질 못하고 뇌와 몸의 움직임에는 격차가 느껴진다.

 

 

출처 : pixabay

 

중년은 언제부터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55세를 중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중년이라는 단어는 참 애매하고 적당히 난감하다. 50세는 내 나이로 보여도 기분 나쁘고 그렇지 않아도 기분 나쁘다. 그러한 애매모호함이 조바심을 일으키는지도 모른다. 눈에 띄기보다는 무리에 속해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무난하게 살고 싶어지는 중년은, 그래서 애매하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중에서

 

숫자는 나이를 결정짓지 않는다.

 

50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나이이다. 노인이라고 보기엔 너무 이른 나이이고, 그렇다고 젊은 나이도 아니다. 시대에 따라 중년의 기준이 조금 달라지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50세를 중년이라고 부른다.

 

삶의 2막

 

50세는 상징적인 의미를 떠나서 많은 것들이 달라지는 나이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하며 지난 삶을 반추하게 된다. 그것을 사람에 따라 늙었다, 위축된다, 후회된다, 작아진다 등의 언어로 표현한다. 그러나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음이 사라진다는 것을 넘어 불행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해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얻은 벌이 아니다.”

박범신의 ‘은교’ 중에서

 

 

출처 : pixabay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공자는 논어에서 50세가 되어 하늘의 뜻을 알았다고 말했다. 50세를 지칭하는 지천명(知天命)은 공자의 말에서 비롯되었다. 100세 시대에서 50세는 딱 절반이다. 50세쯤 되면 하늘의 뜻을 알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인간이 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살라는 하늘의 명으로 들린다.

 

나는 삼촌이나 이모가 아니다.

 

노무족(NOMU)이 새롭게 등장했다. 노무족은 ‘No More Uncle’이라는 의미로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들은 더 이상 삼촌이나 이모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더 주체적이고 자신을 사랑한다. 더 열심히 배우고 개방적이다.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 꼰대가 아니라 다른 세대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삶을 즐길 줄 아는 50대가 생겨난 것이다.

 

희망의 아이콘

 

새로운 50대는 삶을 즐기고 다양한 도전을 통해 성취감을 맛본다. 그들의 노력이 젊은 세대와 더 나이 든 세대에게는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그들은 적당히 늙어가는 세대가 아니라 살아 생존함을 증명하는 신세대이다.

 

 

출처 : pixabay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나이가 필요하다.”

괴테

 

뇌 사용법

 

활력이 넘치는 50대는 뇌를 잘 사용한다. 하버드대학교 존 레이티 교수는 뇌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운동을 꼽았다. 격렬한 운동보다는 심신을 안정시키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좋다. 산책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철학자 니체는 강박적일 정도로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곳을 산책했다.

 

더 이상 꼰대가 아니다.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를 이끌고 있는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행복의 조건으로 교육을 꼽았다.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인 사람은 절대로 꼰대가 되지 않는다. 호기심은 삶을 활력 있게 만든다.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열정적인 가슴도 사라지지 않는다.

 

ⓒ깡모네리자 (monerisa@naver.com)

 

<참고>

이주희,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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