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방법

2020. 8. 22. 11:45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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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관계의 중요성과 법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까?

 

'케빈 베이컨의 법칙'에 의하면 누구나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 누구누구의 아는 사람으로 말이다.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특별한 사람들, 커넥터들을 통해 몇 단계만 거치면 누구든 알 수 있고, 만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대통령을 아는 사람이야'라는 말은 허풍이 아니라 진실인 셈이다.

 

 

<케빈 베이컨>

 

우리는 흔히 인간관계가 자산이라고 말한다. 좋은 인간관계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우리의 사회생활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을 많이 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자신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적당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케빈 베이컨의 법칙'은 나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6단계만 거치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6단계 이내에서 서로 아는 사람으로 연결될 수 있다. 즉 이론적으로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몇 단계를 거쳐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

 

 

<심리학자 밀그램>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인간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밀그램은 연쇄편지를 통해 이 문제를 실험했다. 그는 미국의 오마하에 살고 있는 160명에게 우편물을 보냈다. 그 편지 안에는 매사추세츠 주 샤론에 살면서 보스턴에서 일하는 주식 중개인의 주소와 이름이 들어있었다. 우편물을 받은 사람에게는 주식 중개인에게 편지를 빨리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의 이름을 적으라고 했다. 편지가 주식 중개인에게 전달될 때까지 거쳐간 사람들의 목록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대다수의 편지가 다섯 혹은 여섯 단계를 거쳐 주식 중개인에게 도착했다. 여기에서 '여섯 단계 거리'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여섯 단계 거리에서 모든 단계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여섯 단계에 걸쳐 연결되지는 않는다.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몇 단계를 거쳐 그밖의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를 세상과 연결시키는 사람들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커넥터이다.

 

어떤 사람이 커넥터일까?

 

 

<로저 호초>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

생텍쥐페리

 

 

커넥터들은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밀그램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서 일정한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 중의 하나인 호초라는 사람을 만났다. 호초는 꽤 성공한 사업가이다. 밀그램은 호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안다는 것이 일종의 기술이라는 확신을 했다. 밀그램은 호초의 연결망들이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 물었는데 호초는 사업 때문에 사람들을 만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는 목적을 위해 아는 사람들을 만들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을 좋아했고,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게 보이고 교제하는 상호작용의 패턴을 알고 있었다. 또한 그는 별로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것을 즐거워했다.

 

우리가 호초에게 배울 점은 사람을 수집하는 방법이다.

 

그는 오래 전에 함께 놀던 친구를 기억하고, 친구의 주소를 기억하고, 친구의 개인사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를 기입하고 어떤 상황에서 만났는지 메모해두기도 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 대해 기억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기억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걸 좋아한다. 그러므로 관계의 형성과 지속에 있어서 상대방을 기억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호초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하다가도 우연히 생일을 알게 되면 적어놓았다가 생일카드를 보낸다. 당연히 그 카드를 받은 사람은 내가 소중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세일즈의 기본이기도 하다. 전설적인 자동차 판매왕 지라드는 모든 고객들에게 해마다 생일카드를 보냈다.

 

“타인에게 호감을 얻으려면 상대방이 누구이거나 함께 즐겁게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상대방을 즐기게 해주는 것보다는 상대방과 함께 어울려 즐기는 것이 더 좋다.”

조셉 아디스

 

 

<판매왕 지라드>

 

호초는 분명히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사회학자들이 '약한 유대관계'라고 부르는 것을 극복했고, 친하지만 무심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무심한 만남을 즐기고 그것에서 가치를 찾는 사람이었다.

 

커넥터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의 수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기능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케빈 베이컨 게임'을 생각해보자.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은 '케빈 베이컨 게임'에서 유래했다.

 

이 게임의 내용은 어떤 배우이든 그들이 출연했던 영화를 따라가다보면 6단계를 거치기 전에 케빈 베이컨을 만난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대학의 브레트 차덴 교수는 계산을 통해서 TV영화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25만 명이 평균 2.8312단계를 거치면 케빈 베이컨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평균 3단계가 안 되어 케빈 베이컨과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케빈 베이컨 법칙>

 

로드 스타이거는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오스카상을 받은 훌륭한 작품도 있었고 B급 영화도 있었다. 그는 무솔리니, 나폴레옹, 빌라도 총독, 알 카포네 역을 맡았다. 38편의 연극, 12편의 범죄물과 코미디물, 11편의 스릴러물, 8편의 액션영화, 7편의 서부영화, 6편의 전쟁영화, 4편의 다큐멘터리, 3편의 공포영화, 2편의 과학영화, 1편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로드 스타이거는 영화 역사상 다른 배우와 연결될 확률이 가장 높은 배우이다. 그는 훌륭한 영화든 그렇지 않은 영화든 맡은 배역을 잘 해냈다. 로드 스타이거와 같은 사람이 바로 커넥터이다. 그는 단지 몇 단계만 거치면 우리 모두와 연결될 수 있다. 커넥터가 다양한 세상과 접촉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난 것이다. 그들은 호기심, 자신감, 사교성, 열정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흥미있는 점을 발견해낸다. 모든 만남을 즐긴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난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고, 가능성을 본다.

 

“당신에게서 나온 것은 당신에게로 돌아간다.”

맹자

 

 

<영화 '워터프론트' 중에서 (로드 스타이거와 말론 브란도)>

 

사회학자 마크 그래노베터는 '직장 구하기'라는 논문에서 관계가 어떻게 직장으로 이어지는지 연구했다. 실험대상자 중 56%가 개인적인 연고를 통해서, 18.8%가 광고, 스카우트 등의 공식적인 수단을 통해서, 20% 정도가 시험을 통해서 직접 직장을 구했다. 개인적인 연고를 통해 직장을 구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약한 유대관계'를 통해서 직장을 구했다. 우리는 친한 친구보다는 그냥 안면이 있는 정도의 사람들을 통해 직장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약한 유대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나와 다른 세상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안면 있는 사람의 숫자는 우리의 사회적 힘을 드러내는 지표이다. 즉 '약한 관계의 강한 힘'이다. 안면 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 우리가 속해 있지 않는 세상과 기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힘이 필요하다.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많은 사람과 사귈 줄 알아야 한다.”

루소

 

 

<SNS의 힘>

 

이 원칙은 직장 뿐만이 아니라 맛집, 영화, 패션 등 입소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에도 적용된다. 커넥터와 가깝다고 더 부유하고 많은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커넥터와 밀접해질수록 보다 많은 힘과 기회를 갖게 된다. 아무리 대단한 마케팅 전략이 나와도 바이럴 마케팅만한 것이 없는 이유이다. 입소문은 어딘가에서부터 연쇄고리를 따라 누군가 커넥터에게 말할 때 시작된다. 오늘날에는 SNS를 통해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허시파피를 기억하는가?

 

<허시파피>

 

허시파피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잘나가던 브랜드이다. 허시파피는 우연한 기회에 터졌다. 일부 커넥터들이 갑자기 허시파피 신발을 좋아하게 되면서 미국의 이스트 빌리지에서 중부에 이르는 먼 거리를 따라 엄청난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점화되었다. 물론 운도 따라주었다.

 

커넥터의 삶을 보면서 내가 그런 삶을 산다면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할 것이다. 그들은 한 관계에 열정을 쏟는 것이 아니다. 두루두루 알고 지내며 무심하게 한 번씩 툭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귀찮아서 못하고, 쑥쓰러워서도 못하는 그런 평범한 일 말이다. 그런데 그런 조금 특별한 평범함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파티 (영화 '몬스터 호텔' 중에서)>

 

모네리자의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방법,  '케빈 베이컨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말콤 글레드웰, 티핑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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