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베아트리체

2020. 6. 30. 15:11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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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예술가들의 뮤즈였던 두 명의 베아트리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베아트리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란체스코 첸치의 삶을 들여다봐야만 한다. 프란체스코 첸치는 아내와 아들들을 학대하였고, 딸인 베아트리체와는 근친상간을 벌이는 패륜을 저지른 사람이다. 베아트리체와 그녀를 동정한 계모, 친오빠, 이복남동생은 프란체스코에게 복수하겠다고 결심하고 그를 죽일 음모를 계획한다.

 

1598년 9월 9일, 두 명의 하인이 베아트리체와 가족들을 도와 프란체스코에게 독약을 먹였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그러자 베아트리체와 그녀의 형제, 계모는 프란체스코를 망치로 때린 후 실족사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서 높은 난간에서 시체를 떨어뜨렸다.

 

 

 

<프란체스코가 실족한 다리>

 

 

그들의 치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음모는 밝혀졌고, 첸치 가문의 가담자 전원이 체포된 후 사형판결을 받았다. 베아트리체는 불과 16세의 나이에 단두대에서 처형되었고, 그녀의 시신은 산 피에트로 인 몬토리오 성당에 매장되었다. 민중들은 정당방위라고 항의하기도 했으나 프란체스코의 엄청난 재산을 탐한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사형을 집행하고 전재산을 몰수한다. 이일로 로마인들은 베아트리체 사건을 오만한 귀족계급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삼았다.

 

 

 

<산 피에트로 인 몬토리오 성당>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은 1817년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방문하여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을 감상하다가 무릎에 힘이 빠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수차례 경험했다. 여기에서 유래한 말이 '스탕달 증후군'이다. 스탕달 증후군은 아름다운 그림과 같은 뛰어난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의식의 혼란을 경험하고, 어지럽고, 심한 경우 환각을 일으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귀도 레니의 작품으로 알려진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은 혹자에 의해서는 엘리자베타 시라니의 작품으로 소개되기도 하는데, 레니의 문하생이었던 시라니의 작품을 레니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다. 엘리자베타 시라니는 그녀의 재능을 질투하고 두려워한 아버지에 의해 독살당했다.

 

 

 

<귀도 레니, 베아트리체 첸치, 1599>

 

 

"아름다움의 절정에 빠져있다가, 천상의 희열을 느끼는 경지에 도달했다. 모든 것이 살아나 내 영혼에 말을 건넸다."

스탕달

 

www.youtube.com/watch?v=VKMY-_XgBI4

<스탕달 증후군>

 

또 다른 베아트리체는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영원한 연인이다. 단테는 아홉 살에 피렌체 귀족의 딸 베아트리체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로부터 9년 후 베아트리체와 다시 재회한 단테는 몇 해 동안 온갖 열정을 쏟아 그녀를 사랑한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단테의 편이 아니었다. 몰락한 귀족의 아들인 단테가 피렌체 귀족의 딸인 베아트리체와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베아트리체는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가 스물 네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잊지 못하여 10여 년 동안이나 타락한 생활을 한다. 방랑생활을 하면서 필생의 대작 '신곡'을 구상하고, 1307년에 집필을 시작하여 13년에 걸쳐 완성한 후 바로 숨을 거둔다.

 

 

"첫사랑은 당신이 처음으로 마음을 준 사람이 아니라, 처음으로 당신에게 실연의 상처를 안겨준 사람이다."

랭 리브

 

 

 

<헨리 할리데이,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첫만남, 1877>

 

 

 

<살바토레 포스틸리오레, 단테와 베아트리체, 미상>

 

 

 

<로세티, 단테의 꿈, 1871>

 

 

'신곡'의 '지옥편'은 첫사랑을 잃은 뒤 타락한 생활을 한 자신의 모습이, '연옥편'은 영혼이 갱생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반영되어 있다. 연옥을 빠져나온 단테는 '천국편'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의 연인이면서 우상이었던 베아트리체를 만나 그녀의 안내로 천국을 유람한다.

 

 

 

<로세티, 천국에서 만난 단테와 베아트리체, 1853-1854>

 

 

 

<크리스티안센, 천국에 있는 단테와 베아트리체, 미상>

 

 

"너를 이곳에서 영원한 곳으로 안내하겠다. 그곳에서 너는 절망적인 절규를 들을 것이며 두 번째 죽음을 애원하는 고통스러운 옛 영혼을 볼 것이다. 축복받은 사람에게 갈 때를 희망하기에 불 속에서도 행복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단테의 '신곡-지옥편' 중에서

 

 

 

모네리자의 두 명의 베아트리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늘도 1깡한 모네리자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많이 행복하세요.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단테, 신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