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모든 것이다

2020. 9. 21. 15:44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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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소통의 특별한 무기인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누구의 목소리를 좋아하는가?

 

 

<천상의 목소리, 사라 브라이트만>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성립시키는 가장 기초적인 조건은 소통이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적 적응에 부정적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통의 기본적 의미는 언어 또는 몸짓을 매개수단으로 한 정신적, 심리적 전달 교류이다. 소통의 어원은 '관계를 가지다', '공통분모를 가지다'이다.

 

의사소통이란 영어의 '공통'을 의미하는 라틴어 communis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므로 의사소통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된 무엇을 형성하려 한다. 때문에 목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호감을 호감으로 (그림 : 위즈덤하우스)>

 

 

소통과 관련된 가장 보편적인 법칙에는 '메라비언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971년 심리학자 알버트 메라비언이 제안했다.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언어의 비중은 7%에 불과하고 나머지 93%는 비언어적인 부분이 담당한다는 것이다. 비언어적인 영역에서는 청각이 38%, 시각이 55%를 차지한다. 즉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8%, 표정은 35%, 태도는 20%, 대화의 내용은 7% 정도이다. 전화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목소리의 중요성이 82%까지 상승한다.

 

 

<소통의 비중 (그림 : 레드불, ninive silva)>

 

 

누군가를 만날 때 '정말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졌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좋은 목소리는 시각적인 부분을 능가한다.

 

듣기 좋은 목소리란 어떤 목소리일까?

 

일반적으로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의 목소리 음역은 100~4,000Hz이다. 듣기 좋은 남성의 목소리는 110~130Hz인데 100은 1초에 성대가 100번 진동한다는 의미이다.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는 210~240Hz 정도이다. 소리가 높아질수록 주파수가 높아지는데 높은 주파수일수록 파장이 짧아서 또렷하게 들리는 대신 전달거리가 짧다. 주파수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는 안정감과 지적인 느낌을 주고, 아주 낮은 저주파수의 음은 두려움과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소리의 원리 (사진 : 서울신문)>

 

 

상대적으로 음색이 낮은 남성의 목소리는 신뢰감을 전달하기 더 유리하다. 정치인들이나 연예인들처럼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목소리가 필수적이다.

 

2007년 미국의 대선주자들에 대한 목소리 연구가 진행되었다. 공화당의 상원의원 프레드 톰슨과 미트 롬니 주지사의 바리톤 음색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깊은 목소리에는 우월성, 전문성, 유능함이 뭍어난다. 두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는 음성의 높낮이와 변화폭이 모두 중간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오바마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과 운율에 맞춰 같은 문구를 반복하는 반복기법을 통해 연설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힐러리 상원의원은 210Hz로 가장 높은 음색이고 여성이라 성대가 작아 깊은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지만 음성의 변화폭이 설득력을 발휘하기에 유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배우의 생명력을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소리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인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지상파 3사의 미니시리즈를 목소리의 기준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남자배우 6명의 음성적 특성을 명료성, 기본톤, 사교성, 대담성, 박력성, 친절 등 6개 항목으로 구분해서 분석하여 점수를 매겼다.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배우는 김명민, 2위는 장혁이었다. 배명진 교수는 발성한 목소리의 음폭이 넓을수록 목소리가 명료하고 상쾌하게 들리며 목소리의 성대 떨림 주파수 등을 통해 화술의 사교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병헌>

 

 

성우들이 꼽은 꿀성대는 1위 이병헌, 2위 한석규, 3위 지진희, 4위 김수현이다. 이병헌은 목소리가 중저음으로 매력적이고 듣기에 편안한 톤을 지녔다. 성우 출신인 한석규는 부드러우면서 안정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여성 연예인 중에서는 김혜수와 양희경이 공동 1위에 올랐다. 김혜수는 비음을 잘 사용하여 발음이 정확하고 소리가 맑고, 양희경은 목소리에 생명력과 따뜻함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흐, 탕귀영감의 초상화, 1888>

 

 

배명진 교수는 나이가 들면 트로트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사람의 청력이 1년에 1%씩 노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30년이 지나면 20~30% 노화된다. 노화는 저음화를 의미한다. 10대는 18,000Hz를 듣고, 20대는 16,000Hz를 듣고, 30대는 14,000Hz까지만 들을 수 있다. 트로트는 저음의 미학이다.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질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성에게서는 중저음을 여성에게서는 밝은 음색의 목소리가 나야 좋은 목소리라고 한다. 좋은 목소리는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방송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구사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후천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남자나 여자 모두 말을 할 때 톤에 변화를 주고 리듬감 있게 발음하면 듣는 사람이 정감을 느낄 수 있다. 기본톤을 제외하고는 모두 후천적 노력과 관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네리자의 '목소리는 모든 것이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김범준,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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