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은 치유자
때로는 길이 닫힌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긴 길을 걸어가면서 가끔 길이 닫힌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숲속에 갇혀 그곳을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아 숨이 막힌다. 한 발자국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그 순간에는 내일은커녕 한 시간 뒤의 삶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은 순례여행의 시작이다. '우울'이라는 이름의 죽어있는 시간들은 흔하게 찾아오는 삶의 불청객이다. 그 어둠의 시간들은 상처와 고통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너무 깊고 난해하다. 수렁에 빠져 그저 허우적거릴 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 거칠고 깊은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숨을 쉬는 순간이 조금씩 많아지면서 삶의 신비를 이해하게 된다. 강물은 밑에서도 흐르기 때문이다. “다정하게 우울증에게 문을 열어주기 시작한..
202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