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미 선데이, 악마의 노래
2020. 8. 26. 16:26ㆍ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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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리자는 악마의 노래라 불리는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글루미 선데이라는 곡을 들어보았는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것 두 가지는 '세체니 다리'와 '글루미 선데이'라는 노래이다.
세체니 다리는 부다페스트의 서쪽 부다 지구와 동쪽 페스트 지구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5,000개의 전구가 연결되어 있어 '체인 다리'라고도 불린다. 세체니 다리는 1800년대 초 궂은 날씨 때문에 강을 건너지 못해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세체니 백작이 영국 기술자를 불러 지은 다리이다. 세체니 다리는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하여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꼭 가야만 하는 명소로 불린다.
자살교향곡으로 유명한 '글루미 선데이'는 1933년 헝가리의 레조 세레스가 작곡했다. 원제목은 'Szomoru Assarnap'이다. 글루미 선데이는 애잔하고 감미로운 곡이다. 이런 느낌을 주는 음악은 많이 있다. 듣고 나서 죽을 것 같은 우울한 감정이 생기지도 않는다. 왜 이 곡에 구태여 자살의 송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붙었는지 의아스럽기도 할 것이다.
레조 세레스는 실연 후에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곡을 작곡했다. 개인사와 개인적인 감정이 오롯이 실려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발표할 생각이 없었다. 3년 후에 우연한 계기로 곡을 발표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옛연인은 이 곡을 듣고 자살했고, 1968년 세레스도 아파트 창문에서 떨어져 자살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듣고 자살했고, 자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났다.
헝가리에서는 이 곡이 발표된 후 8주만에 187명이 자살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레이 벤추라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는 이 곡을 연주하던 도중 드럼 연주자가 권총으로 자살했고, 결국 연주자 모두가 자살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놀란 헝가리 정부는 결국 원본음반을 폐기처분했다.
그들은 정말 글루미 선데이 때문에 자살한 것일까?
자살 도미노 현상은 당시 헝가리의 시대상에서 비롯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의 헝가리는 암울하고 희망이 없었다. 헝가리는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다. 고학력의 젊은이들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고, 노인빈곤률은 매우 높았다. 경제적 빈곤의 심화와 사회안전망의 부족이 고통과 불안을 가져왔다. 거기에다가 모방자살을 부추기는 베르테르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근본적인 원인은 글루미 선데이도 아니고, 개인적인 문제도 아니었다. 사회시스템의 문제였다.
이와는 다른 견해도 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는 글루미 선데이의 음폭 변화가 여성이 흐느끼며 울 때의 성대떨림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울면 슬픈 감정을 느낀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의 흐느낌이 사람들의 우울함을 더욱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글루미 선데이로 불리는 노래가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성악가 윤심덕은 '사의 찬미'를 노래했다. 이 노래는 시대적 상황에 대한 염증, 허무와 무력감을 담고 있다. 더욱이 윤심덕의 연인 김우진은 기혼자였다. 두 사람의 불륜은 언론에 의해 알려졌고, 두 사람은 대한해협을 건너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의 불운한 선택으로 이 노래는 더욱 유명해졌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고, 자살률 증가폭도 높고, 노인빈곤률도 최악이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계획하지 못할 정도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고,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없었던 가난한 세대였던 지금의 노인세대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몰리고 있다. 이는 개인이 노력해서 개선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을 헝가리의 글루미 선데이 사태와 비교해봐야만 하는 이유이다. 쓰러져도 다시 딛고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의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행복한 북유럽 국가들은 모두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확립되어 있다.
코로나로 고통스러운 현상황을 잘 극복하고 미래의 주축이 될 젊은 세대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점검하고 확립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리고 가족이 안전망의 기본이 될 수 있도록 건강한 가정이 많아지게 우리 모두가 아낌없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모네리자의 악마의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네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보기>
www.youtube.com/watch?v=9dZj7YW5oFQ
www.youtube.com/watch?v=CBQAE4S1mBY
<참고>
국민일보
다음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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